그룹명/시 방

[스크랩] 토르소 / 이령

테오리아2 2018. 3. 29. 11:24
728x90

토르소

 

 

플라타너스를 보았다


물구나무 선 나무 그림자


수몰된 달의 내력 . 그 오래된 기억을 깊고 있을까


바람이 호수를 밀어내면


분산된 시간들이 퀼트처럼 하나가 된다


한 번도 자신인 적 없던


숲에 가린 생을 떠올리며


풀라타너스, 알몸으로 그 바람을 다 맞고 서 있다


오래전, 품어온 달무리


바람의 힘으로 나무를 따라 흐른다


물결은 달의 힘을 신봉하지만


달은 소리를 만든 적 없기에


명상에 잠긴 나무 그 아래. 나도


회향廻向의 맘. 머리 숙여 가져보는 것이다


달은 어느새 나무 그림자 속에


나를 베끼고 있다




이령_경북 경주 출생. 격월간 시사사 신인문학상.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이사. 웹진시인광장 편집장




시인보호구역 더해랑 vol.03



출처 : 신춘문예공모나라
글쓴이 : copyzigi 원글보기
메모 :