그룹명/시 방

고독/김근혜

테오리아2 2025. 5. 30. 08:17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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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독

 

 

너는 도롯가에 서 있는 공사장 마네킹

가까이 오면 화상을 입는다고 쉴 새 없이 팔을 내젓는다

어둠이 내려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네가 안쓰럽다

 

텅 빈 집에 홀로 있을 땐 네가 가끔 그립다

그럴 땐 조율사에게 내 기억을 맡긴다

네가 없어서 밤새 신열이 나고 함께 했던 순간들이 그리움으로 차오른다

 

네가 있어서 살아 있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

때론 네가 나를 지탱해 주는 벽 같기도 해서 그리워지는 것일까?